호리에 다카우미(윤지나 옮김)
쌤앤파커스
2022.06.07.
고명환 작가님의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에는 독서 추천리스트가 정리되어 있다.
독서 유형에 따라 낙타단계, 사자단계, 어린아이 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별로 추천 도서들을 정리해주었는데 나는 아무 의심없이(!) 초보 독서단계인 낙타단계 책들을 읽어 보고 있다.
처음엔 여기있는 책들부터 우선 다 읽어볼까 싶었는데 먼저 읽고 싶은 다른 책들이 더 많아서...생각이 날 때만 해당 도서 리스트 중 몇 권을 도서관에서 먼저 검색해보고 끌리는 책을 선택해 가끔씩 읽고 있다.
<가진 돈을 몽땅 써라>는 일단 제목부터 내 마음에 확 들었었어서 ㅎㅎ 거의 초반에 선택해 읽은 책이다.
작가는 일본 IT업계 풍운아로, SNS 미디어&컨설팅 SNS media & consulting 주식회사를 창업하고 라이브도어 대표이사 겸 CEO도 역임했었다. 로켓 개발 업체 '인터스텔라테크놀로지'를 설립해 민간 기업으로는 일본 최초로 우주에 로켓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약력을 보곤 테슬라의 일론머스크 생각도 잠시 났었다.
관심사가 다양한지 다양한 분야에서 글도 쓰고, 커뮤니티도 운영하는 팔방미인의 느낌을 받았다. 일본에서는 호리에몬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데 다소 파격적이고 논란이 될만한 발언도 잘 하는 모양이다.
사업적으로 성공한 멋진 대학 선배를 이자카야에서 만나 선배의 성공담을 듣는 다는 느낌으로 보자 하고 읽어봤는데.....
음.... 책 곳곳에는 작가의 엉뚱하면서도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똘똘 묻어나 있다.
그가 말하는 가진 돈을 몽땅 써라는 결국엔 자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라는 뜻과 일맥상통하다. 자기계발, 입는 것, 먹는 것, 가는 환경 조차도 항상 최고에 돈을 지불하고 그것을 누리면 덩달아 자기 자신도 업그레이드 된다는 말인 것 같다. 일부 맞는 말이긴 하다. 자신의 능력을 위해 좋은 교육과 기회에 돈을 투자하는 것은 결코 낭비가 아닐 것이다. 다만 뭔가..괴짜의 느낌이 너무 강해서...주장하는 것들이 다소 현실감이 떨어진다.
나는 점심으로 장어덮밥을 추천한다. 몇백 엔짜리 체인점 장어덮밥이 아니라 아사쿠사나 니혼바시의 전통있는 식당의 장어덮밥을 먹길 바란다. 식사 한 끼의 가격은 5,000엔이 넘지만, 인생의 수업료라고 생각하면 그리 비싼 가격도 아니다. 점심으로 전통있는 장어덮밥 식당에서 식사하는 사람 대부분은 부자다. 대화의 수준도 자연스레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 사이에 있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만남의 기회가 늘어난다. “점심으로 이런 곳에서 장어덮밥을 먹다니 재미있는 젊은이군. 다른 집에도 내가 한번 데리고 가야겠어.”라며 말을 걸어올지도 모른다. 이런 말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는가?
앞에 잘 있다가 뒤에 저 말은 무슨 말이지.......
출근을 위해 매일 아침 만원 전철을 타는 사람들의 속내를 모르겠다. 회사에 다니려면 어쩔 수 없다고들 하는데, 그렇다면 왜 굳이 회사에서 먼곳에서 사는가? 직주근접이라는 말이 있듯이 직장 가까이 사는 것이 최고이다.
회사가 긴자나 롯폰기 등 월세가 비싼 곳에 있어서 회사 근처의 집을 구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 좀 좁기는 해도 4~5만엔 정도에 빌릴 수 있는 월세방은 찾아보면 반드시 나온다. 결국 어느정도 출퇴근 스트레스를 감내하는 대신 자신의 월급에 맞는, 그럭저럭 쾌적하고 넓은 집에 살고 싶은 것뿐이다.
5000엔짜리 점심을 먹으면서 회사 근처 단칸방으로 가라고 하다니......뭔가 모순적이다...
그리고...외곽도 비싸다........중앙은 더더더더 비싸다....!!
시간이 곧 돈인 사업가들에게는 충분히 가능한 조언일 수 있겠다. 하지만 일반직장인에겐 현실대비 실천하기 어려운 말들이 많다.
그 밖에 스마트폰은 언제나 최신형의 최고 스펙으로 사라던가, 회사에 몰두하는 동안 가족들에게 소홀했지만 충분한 생활비를 주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했고, 결국 헤어졌지만 지금도 후회는 없다 등....
주장하는 글들이 호쾌하고 자신감에 넘치는건 참 좋은데...그가 제시하는 조언들 중에 특별하게 내가 받아들일만한 내용은 없었다. 다만 빠른 행동력, 본인이 원하는 것에 대한 최선의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의 열정은 본받을만 하겠다.
뭐, 살다보면 나와 다른 사람들도 많으니까. 그들이 나와 다른거지, 틀린건 아니니까.
전혀 다른 생각과 철학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하는 생각이 있다면 그때 읽는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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