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 민경욱 번역
알에이치코리아
2018.11.16.
밀리의 서재 추리 장르에서 골랐다. 당시에 소설책은 별로 관심이 없었을 때라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가 그렇게 유명한 작가인지 몰랐었는데 이후에 그의 엄청난 다작량의 한번 놀란 기억이 난다.
브루투스의 심장은 그의 작품세계관의 원형같은 존재라고 소개를 받았다. 1989년도에 발표된 작품이라 작품 분위기가 약간 옛날 느낌이 나지만, 레트로한 풍취를 즐기며(?) 읽어서 그런대로 즐거웠다.
주정뱅이에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온 주인공 다쿠야는 인간에 대한 짙은 불신과 권력지향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다. 인간에게 군림당하지 않고, 군림하는 자리를 얻기 위해 지독한 노력 끝에 엘리트 로봇 개발자로 성공한 다쿠야는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임원실 직원인 야스코에게 접근하여 내연 관계가 된 그는 전무의 정보를 얻어내어 전무 딸과 결혼할 기회를 얻는다.
모든 게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던 어느 날, 다쿠야는 야스코의 임신 소식을 듣게 된다. 야스코의 임신이 성공에 대한 방해물이라고 여긴 그는 어떻게 문제를 처리해야 할지 초조해하던 중 뜻밖의 호출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처지와 같은 두 남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아이의 아버지일지도 모를 세 남자는 야스코가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여 ‘릴레이 살인’을 모의하는데……
회사에서 촉망받는 엘리트 직원이자, 회사 임원의 딸과 썸까지 타는..그야말로 승승장구하던 주인공이 회사에서 가볍게 만나고 있던 여자의 임신소식을 듣게 된다. 여자는 아이를 낳겠다고까지 하자 주인공은 여자를 죽일 생각을 한다. 게다가 남자의 주변엔 함께 살인 사건을 모의하게 된 두 남자가 더 있었다. 그들 모두 같은 여자와 잠자리를 가졌던 남자들이었다. 각자의 이유로 그들은 여자의 임신을 원치 않았고, 여자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계획은 순조로웠다. 회사 임직원이었던 셋은 일을 핑계로 서로 먼 타지역에서 떨어져 각자의 살인 미션들을 수행하기로 하고, 이에 맞춰 알리바이까지 완벽하게 준비해 놓았었다. 완벽하게 성공할 줄 알았던 그들의 계획은 살인사건이 있었던 그 날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하며 전혀 다른 이야기로 전개되었다.
주인공의 가정환경을 알고 시작했으나 그의 차가울정도로 계산적이며 인간적이지 않은 부분은 조금 따라가기 버거웠다. 인간과의 교류가 철저하게 학습된, 계산된 느낌을 받았다. 차라리 로봇과 기계에 신뢰감을 갖는 모습은 마치 자신을 사랑하는 나르시스즘을 보는것 같다.
내용이 술술 읽히며 재미있던 소설이었다. 마지막 범인도 예상치 못한 사람이었고.. 홍학의 자리처럼 반전의 충격이 확 와닿거나 한건 아니었지만,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이고, 전개나 결말도 나름 이해되고 깔끔했던 작품이라 그때부터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을 더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을 가졌었다. 일본 추리소설은 이 사람으로 시작해야 겠다 싶어서 그의 다른 작품을 찾다가 그의 장르를 가리지 않는 어마어마한 작품활동을 알게 되어 깜짝 놀랐다. 아니 한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잘 쓸 수 있을까.
추리소설쪽 거장이면 그 사람만 목표로 잡고 딥하게 파려고 하다 오히려 너무 장르가 다양하고 양이 많아지니 지레 겁을 먹고 오히려 더 못 다가가고 있다..하하;
너무나도 유명한 작가의 유명한 작품이지만, 한번도 읽지 않은 분이 있다면 꼭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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