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복복서가
2020.08.28.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원작소설이다. 원래 국내 스릴러 장르 영화는 안본게 없이 다 보는 타입인데 이 영화는 무엇때문인지 관심이 딱히 없어 보질 못했었다. 나중에 신랑이 OTT로 보고 있는걸 거실에서 슬쩍 보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나는 내용을 몰랐다.
그저 설경구와 설현 두 사람이 나오는구나. 포스터나 예고편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설경구가 치매가 시작되었다는 것 정도? 내용을 아예 모르고 봤다고 해야할지..사실 내용이 내가 알고 있는게 전부기도 하다..ㅎ
그럼에도 역시 한국 작가라 그런지 글이 술술 읽힌다.
처음에 나는 책을 읽을 때 가급적 외국소설 작가는 피하고 싶었다. 일단 번역으로 한번 더 가공된 문체라 우리나라 정서와 약간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 내가 그들의 문화를 잘 모르기 때문에 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100% 다 흡수하지 못할 것 같아서였다. 지금은 독서의 초기단계니...왠만하면 한국 작가의 소설을 읽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소설을 읽는데 글이 술술 읽힌다. 글이... 뭔가 쉽게 써진(?) 느낌? 노래 잘하는 사람중에 부르기 어려운 노래들을 엄청 쉽게 부르는것처럼 들리게 하는 사람이 있다. 고음 한번 올리는데도 눈썹 하나 안찡그리고 부르길래 쉬운줄 알고 따라 부르다 허걱 하고 놀라는 경우가 있다. 이 분의 소설을 읽는데 그런 느낌이 들었다. 무협지로 따지면 내가 하는 공격을 모두 미소지으면서 막아내는 선인같다.
마지막 반전부분은 알면서도 허엇 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1인칭으로 진행되는 소설이다 보니 주인공이 느꼈을 놀라움과 고통, 그리고 혼란스러움이 어느정도 전해져서 일 것이다.
재미있게 잘 읽은 소설이었다. 작가님의 다음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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