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진기
시공사
2012.05.14.
현직 판사가 직접 쓴 추리소설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와닿아 읽게 되었다. 심지어 책 한권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주인공은 한사람으로 5개의 책이 시리즈로 나왔다고 한다. 코난도일의 셜록홈즈 같은 인물이 우리나라에도 있는걸까? 호기심을 가지고 읽었다.
순서의 문제는 총 7가지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각각의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 ‘진구’의 이야기로 진행되었는데 이후에는 장편으로 나를 아는 남자, 가족의 탄생, 모래바람, 세 개의 잔이 출간이 연달아 모두 읽어 보았다.
순서의 문제는 앞으로 장편으로 이어질 주인공 김진구의 캐릭터를 쌓는 빌드업격의 소설이다. 진구시리즈를 읽을거라면 이 소설부터 읽는 것을 추천한다.
대학을 중퇴하여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진구는 어느 날, 손님에게서 ‘전화 한 통만 걸어주면 50만 원을 주겠다’는 기묘한 제안을 받고 선뜻 응한다. 약속한 보수를 받고 돌아가는 길에 그는 얼마 전 손님의 의붓아버지가 자살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돈과 관련된 범죄임을 직감한 진구는 그의 뒤를 파헤치지만, 자필로 쓴 유서가 발견되는 등 자살이 확실하다는 경찰의 말에 당혹스러워하는데……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초반에 읽기에 부담감이 적어 좋았다. 또 캐릭터가 너무 정의롭지 않아 좋았다. 물론 능력치 만큼은 주인공 버프로 인해 먼치킨급이긴 하지만 주인공의 어두운 과거로 적당히 그가 완벽한 사람이 아님을 보여줌으로써 적당히 복선과 신비로움까지 더해 매력있는 주인공을 내세웠다.
사실 작가의 소설 주인공으로는 진구 보다는 변호사 고진의 고진시리즈가 더 유명한 것 같다. 고진 역시 작가처럼 판사출신의 변호사로 나오는데 작가의 페르소나라 하겠다.
작가의 두 캐릭터가 만나는 소설도 있다. <가족의 탄생>이다. 고진캐릭터는 훨씬 더 능글능글한 느낌을 가진 캐릭터인데 첫정이 무섭다고.. 나는 진구 캐릭터에 좀 더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고진이 주인공인 소설은 초반에 읽다 포기했다.
아쉽게도 진구시리즈는 미완이다. 다섯 번째 소설인 <세개의 잔> 이후 작가님의 건강이 급속히 나빠지면서 더 이상의 진구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아프시지 말아야 할텐데...... 건강 빨리 되찾으셔서 오래도록 좋은 작품 많이 내주셨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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