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책과 담을 쌓고 있어서 잘 못느꼈는데...세상에는 마음만 먹으면 내가 하고자하는 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도구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전자책 구독서비스, 오디오북, 챗북, e북 리더기...종이책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이 정말 많아졌다(물론....다 돈이다).
거기다 작가님들의 좋은 무료강연이나 독서 소모임 같이 온오프라인 활동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단순히 나혼자 책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독서를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많아진것 같아서 와 이렇게 좋은걸 그동안 모르고 살았다니 라는 생각이 들었다.(지금이라도 즐길 수 있어서 다행)
책을 읽으면서 내 독서 데이터를 저장, 분석하고 싶어 이것저것 찾아보다 리드로그라는 어플(플랫폼)을 알게 되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책 글귀를 인터넷에 기록하고 SNS처럼 사람들과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 이다. 다른 사람들이 뽑은 문장을 읽는 재미도 쏠쏠할것 같고, 이따끔 내 취향인 글을 발견하면 책 자체도 찾아 읽어 보기위해 어플을 다운받아 보았다.
리드로그에는 문장 기록 뿐만 아니라 여러 작가님들의 강연도 해주는데 이번에 김겨울 작가님의 문장수집 온라인 강연이 있어서 참여하게 되었다.
작가님 강연은 온라인을 통해 24.12.20. 8시부터 한시간 반가량 진행되었었다. 나름 초서독서법 해보겠다고 맘에 드는 문장 발견하면 일단 포스트잇부터 책에 붙이고, 꽂히는 문장이 보이면 수첩에 옮겨 적기 바빴는데 작가님 강연을 듣고나니 독서를 위한 문장 수집은 이런 식으로 하면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어 좋았다.
아래는 작가님의 강연을 요약한 글이다.
문장과 글의 관계란
- 독서를 한다는 것 : 부분-전체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전체 내용을 파악하는 과정
- 구체화된 생각들이 각각의 문장들임
- 문장 수집을 할 때 주의할 점 : 전체로부터 부분을 떼어낼 때 문장이 가지고 있는 전체, 전후의 관계들을 무시하면 안됨
문장 수집하기
- 문장 수집에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독서기록
- 전체로서의 독서가 선행되어야 하고 내가 무엇을 취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기
- 단순히 멋진 문장, 명언수집 개념이 아니라 책 전체로서의 독서가 전제되는 문장수집을 추천
- 질문하기 : 나는 왜 그 문장을 수집하려 하는가. 동의? 도움? 반대? / 이 글의 맥락은 무엇인가? / 이렇게 묘사되는 사람은 이 책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되는가?
- 수집되는 문장 속에서 드러나는 나의 생각들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보자. 내가 이 문장을 취할 시점에 어떤 생각을 했는가, 이것은 당시의 나의 심리를 반영한 것일수도 있으니 날짜와 이유를 함께 기록하면 나에 대한 좋은 기록, 심리 분석이 될수도 있다.
문장이 의미있게 남으려면 문장에서 출발하는 글 써보기
- 밑줄 친 문장을 포함하는 글을 새로 창작해보기
- 해당 문장과 연관된 자신의 경험을 한 문단으로 써보기
- 해당 문장을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해보기
- 해당 문장을 반박하는 글 써보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장은 문장이다
- 문장 하나만으로 책의 의미로 확장하진 말자.
“미문을 잘 쓰는 것과 글을 잘 쓰는 것은 다른 일이다. 하지만 문장에는 분명한 힘이 있다. 문장은 종합적인 독해 과정 없이 곧바로 독자에게 전 달된다. 예컨대 글 전체가 곡선으로 움직인다면 문장은 직선으로 움직인 다. 그 직선이 모여 거대한 커브를 이룸으로써 저자의 의도가 두껍게 전 달된다. 문장만 뚝 잘라 내는 일이 때로는 위험한 이유다. 문장은 쉽게 오 해되는 동시에 쉽게 읽히기에 무섭다.”
김겨울, 『책의 말들』
- 딱히 밑줄 칠 문장은 없지만 글 전체가 좋을땐? 문장에서 문단으로, 글 전체로 다시 눈을 넓히자.
강연 마지막에 “문장수집이 끝이 아닌 책의 시작점으로 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말이 맘에 와닿았다. 앞으로는 책을 읽을때 좀 더 신중하게 문장을 선별하고 골라서 기록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리드로그에서 24.11.21.(목)부터 12.4.(수)까지 문장 수집 챌린지를 진행한다고 한다.
이번에 강연들은 것들을 되새기며 나도 챌린지를 해봐야겠다ㅎ
마음만 먹었는데도 정약용이 말한, 김병완 작가님이 말한 초서에 한걸음 더 다가간 느낌이다.
역시 말하는 방식은 달라도 전하고자 하는 진리는 하나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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